지난 1월 말. 병원에 갔더니 의사선생님이 저보고 성장호르몬을 맞아볼 생각이 없냐고 하더군요. 신약 임상실험하는 건 아니고, 이미 제품화된 것인데, 시효만료가 얼마 남지 않아 그것을 소모하려 한다면서요. 개당 12만원 정도라 돈 내고 맞으려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이야기도 덧붙였습니다. 맞으면 지방량/콜레스테롤 감소, 우울증 개선, 골다공증 예방 등의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하여튼 주 1회씩 3개월간 맞아보기로 했습니다. 참, 제가 이걸 맞는 이유는 뇌종양 수술로 뇌하수체를 떼어내어 체내 성장 호르몬 및 기타 호르몬 수치가 현저하게 낮기 때문입니다. 저만 맞는 건 아니고 저와 비슷한 증상의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접종하고 관찰한다네요.
동의서 작성하고 설명 듣고 그리고 약 주는 거 받아서 가져왔습니다. 접종도 스스로 해야 하는 거라 설명하시는 분이 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시길래 의무병 출신이어서 주사는 많이 놓고, 또 맞아도 봤다고 했죠. 주사도 그렇지만 약에 관련해서나 소독 같은 것 등, 군생활을 MD로 한 게 나름 도움이 됩니다.
이 성장호르몬 주사제 제품명이 '디클라제(위 사진)'인데, 2007년에 출시됐고, 기존 제품의 경우에는 하루 한 번씩 맞아야 되지만, 이건 1회 접종시 효능이 1주일을 간다는군요. 1주일에 한 번도 좀 귀찮던데 매일 맞아야 한다면 짜증날듯.. 그런 의미에선 좋은 제품인 것 같습니다. 다만 가격이 후덜덜한 게..
하여튼 이번주로 12회차 중 6주가 지났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제 몸에 일어난 변화를 좀 설명해보려 합니다.
기억력이나 피로의 변화는 잘 모르겠습니다. 확연한 변화로는 머리카락이 새로 나기 시작한 것이 있겠네요. 20대 중반부터 조금씩 빠지기 시작해서 이마가 M자형으로 넓어지기 시작하고 머리 한가운데가 훤하게 비치기까지 했었는데, 주사를 맞고 몇주 지나지 않아서 이마의 M자로 들어간 곳에 잔털이 만져졌고, 지금은 꽤 많이 자랐습니다. 머리를 짧게 깎아봐야 알겠지만, 아마도 머리 한가운데 비치던 것도 없어지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이건 아마도 성장호르몬의 효과도 있겠지만, 제 남성호르몬 수치도 꽤 낮기 때문에 이런 변화가 더 현저하게 보이는 게 아닌가 싶네요.
체중변화는 아직까진 잘 모르겠습니다. 성장호르몬 주사의 효력이 접종후 3개월까지 지속된다고 하니 그때쯤 돼서 한번 더 포스팅해볼까 합니다.
부작용으로는 (설명서에 여러가지가 쓰여 있었지만, 일단 내게 나타난 것만) 두통, 오한, 복통, 근육통, 주사부위 통증 등이 있었는데, 전부 그렇게 심한 것은 아니고 견딜만 합니다. 그리고 접종이 계속될 때마다 이 부작용들은 점차 통증이 줄어들거나 사라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병원에서 주사부위 상태를 체크하라고 준 다이어리 내용은 주사부위 발적/발열/부풀어오름 등이었는데, 이건 첫회 접종때부터 지금까지 전혀 해당사항이 없네요. 왜 그런 건지는 문의해봐야 알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공짜로 맞으라니까 맞는 거지 주사 한대에 12만원이라면 저도 맞기에 많이 망설여질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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